안녕하세요, 돈 밝히는 머니 엔지니어입니다.
저는 돈을 좀 많이 벌어보고자 시간이 남으면 항상 증권사 리포트나 경제 주간지 등을 챙겨보곤 하는데요, 그러던 중에 과연 돈이라는 게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돈이라는 건 지폐의 형태로도, 동전의 형태로도, 플라스틱 카드의 형태로도, 내 계좌의 숫자 형태로도 존재하는데 과연 그 진짜 모습은 무엇이고 어디에 보관되어 있을까? 그리고 돈은 누가 만들까? 여러분들도 비슷한 생각을 해보신 적이 있나요?
돈 때문에 이토록 치열하게 사는데 정작 돈이 무엇인지를 모른다는 것은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 생각에서 돈에 대해서 공부를 했고, 그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돈은 국가가 찍어내는 숫자에 불과하다
물론 아무 근거 없이 내린 결론은 아닙니다. 그 근거를 아래에서 차근차근 설명드릴 테니 천천히 다 읽어보신다면 돈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돈을 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아래 내용은 제가 조병익의 《돈이란 무엇인가》라는 책과 EBS에서 발간한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라는 책에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한 글이니,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시다면 두 책을 직접 읽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돈에는 실체가 없다.
앞서 짚고 넘어갔듯이 돈이라는 것에는 정해진 형태가 없습니다. 내 지갑 속 카드의 형태로도, 종이로도, 금속으로도 존재하는 게 돈이죠. 그 말은 곧, 그 모든 게 돈의 진짜 모습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다시 말해 돈의 본체는 따로 있다는 거죠. 도대체 그 진짜 모습은 무엇일까요?
혹시 '금 본위제'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본위'라는 말은 '본디의 자리'라는 뜻을 가졌습니다. '제'라는 말은 '이렇게 정한다'는 뜻이지요. 그러니 '금 본위제'라는 말은 '금을 본디의 자리로 정한다'는 의미입니다. 다시 말하면 '금이 본체다'라는 뜻이 됩니다. 그렇다면 무엇이요? 바로 돈입니다. 금 본위제가 시행되던 시기까지 돈의 본체는 바로 금이었습니다. 이렇게 돈의 진짜 모습이 금이라고 여기는 것을 금속주의라고 합니다.
그러나 금 본위제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다룰 수 있는 화폐의 양은 보유하고 있는 금의 양에 달려있는데, 금은 보관하거나 운송하기가 까다롭고 양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변동성이 큰 화폐의 양을 감당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발행할 수 있는 돈의 양도 제한적이니 통화정책이 경직될 수밖에 없었죠. 결국 1970년대 초, 당시 금 보유량이 가장 많았던 미국이 금 본위제를 폐지하면서 돈은 금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됩니다.
그러면서 돈이라는 개념에 큰 변화가 생깁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제는 각국에서 화폐를 '무한히' 찍어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지요. 화폐의 양과 금의 양 사이에 더 이상 관계가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이걸 다시 말하면 무엇일까요? 돈이라는 것에 원래 모습은 없으며 사실상 국가가 '돈'이라고 했기 때문에 돈이라는 뜻입니다. 이렇게 돈의 가치가 국가가 통용력을 부여하면서 생긴다고 여기는 것을 명목주의라고 합니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허무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매일 돈 때문에 아침 일찍 눈을 뜨고 시간과 영혼을 팔아 저녁이 되어서야 자유를 찾는데, 그 돈이라는 게 결국 아무것도 아니고 국가는 얼마든지 창조해 낼 수 있는 것이라는 사실이요.
돈의 양은 줄어들 수가 없다.
물론 국가 입장에서는 돈을 무한정 찍어낼 수는 없습니다. 그렇게 하면 돈의 가치가 하락하면서 물가가 너무 많이 올라가기 때문이지요. 물가가 올라가면 국민들의 삶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게 되고, 국민의 지지가 필요한 정부에게도 물가가 오른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니겠지요. 그렇다면 이전 20년간 정부가 얼마나 물가 관리를 잘했는지 한번 자료로 볼까요?
위 자료는 2004년부터 2023년까지 20년간 물가상승률을 그래프로 나타낸 자료입니다. 가로축은 연도를, 세로축은 0%부터 5%까지의 상승률을 나타내지요. 어? 그런데 뭔가 이상합니다. 세로축은 0%부터 시작한다는 건 20년 간 단 한 번도 물가상승률은 0%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다는 말입니다. 즉,
단 한 번도 국가는 물가 상승을 막은 적이 없었다.
충격적이지요. 물가가 싸져서 사람들이 싼 값에 물건을 가면 국민의 지지도 받기 좋고 여러모로 정부에겐 좋은 일인데, 왜 그렇게 하지 않은 걸까요? 정답부터 말씀드리자면 물가가 올라가는 걸 막는 일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왜냐고요? 바로 아래와 같은 사실 때문입니다.
국가는 돈을 계속 찍어내야만 한다.
돈을 찍어내는 데 골칫거리였던 금의 굴레에서 빠져나와 겨우 자유를 찾았는데, 심지어 이제는 돈을 마구 찍어내야만 한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무인도에 A라는 사람과 은행만 존재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A는 물고기를 잡기 위해 배를 사야 합니다. 그래서 은행에서 100만 원을 빌리죠. 국가는 100만 원을 찍어서 은행에 빌려주고, 은행은 그걸 다시 A에게 빌려줍니다. 그러다가 돈을 갚을 시점에 A는 이자 5만 원까지 105만 원을 은행에 갚아야 합니다. 그런데 그 무인도에 존재하는 돈은 100만 원뿐입니다. 나머지 5만 원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돈입니다. 그 돈을 갚을 방법은 국가가 추가로 돈을 찍어서 누군가 그 돈을 빌려줌으로써 5만 원을 무인도에 존재하도록 만드는 것뿐입니다. 그렇게 되면 그 '누군가'는 다시 그 돈에 대한 이자를 갚아야 하고 국가는 또 돈을 찍어내야 합니다.
즉, '이자' 때문에 국가는 돈을 계속해서 만들어내야만 하고, 돈의 양이 많아지면 돈의 가치는 떨어지기 때문에 하나의 물건을 사는데 필요한 돈의 양, 즉 물가는 계속해서 오를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은행은 우리에게 돈을 벌어다주지 않는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무서운 사실입니다. 만약 내가 가진 현금을 그대로 가지고만 있는다면 이론적으로 먼 미래에 내가 피땀 흘려 번 그 돈의 가치는 사라진다는 말이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해서 은행 예금에 돈을 넣어두고 이자를 받는 것도 그다지 달갑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돈을 어딘가에 두는 이유는 물가가 오르기 때문인데, 그 물가 상승의 주범이 바로 은행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은행이 우리에게 주는 이자를 예금금리라고 하는데, 이 예금금리는 기준금리의 영향을 받습니다. 그리고 그 기준금리는 물가상승률을 고려해서 국가가 결정하는 것입니다. 즉 은행이 우리에게 주는 이자는 물가상승률과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돈을 버는 게 아니라 그 가치를 유지할 뿐인 거죠. 물론 예금금리가 물가상승률보다 조금 높긴 하지만 그 차이는 미미합니다.
결국 돈이 스스로 가치를 늘려나갈 수 있도록 올바른 곳에 투자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그리고 가치 상승의 목표치는 최소한 물가상승률 이상은 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부동산과 주식 등 투자에 대한 모든 고민이 시작됩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가장 대표적인 투자 방법인 부동산 투자와 주식 투자 각자의 특징을 공부하고 장단점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제 글이 돈이 무엇인지와 사람들이 왜 그렇게 위험을 무릅쓰고 투자를 하려고 하는지에 대해 궁금하셨던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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