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앙드레 코스톨라니) : 코스톨라니의 달걀 해설

머니 엔지니어 2024. 12. 14. 12:16

안녕하세요, 머니 엔지니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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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앙드레 코스톨라니) : 코스톨라니의 개

아마 미국의 워런 버핏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유럽에도 워런 버핏이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그는 바로 '유럽의 워런 버핏'이라 불리는 앙드레 코스톨라니입니다.앙드레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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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저번 포스팅에 이어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저서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에 대한 내용을 계속 써보고자 합니다. 저번에는 주가는 경제 상황과 동행한다는 '코스톨라니의 개'에 대해서 다루었는데, 오늘은 경제 상황에 따라 흐르는 주식 시장의 사이클에 대해 다룬 '코스톨라니의 달걀'이라는 주제를 다루어보겠습니다.

 

바쁘신 분들을 위해 이 코스톨라니의 달걀 모형에서 하고자 하는 말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 경제 상황은 물가 수준에 따른 기준금리 등 통화 정책에 의해 사이클을 형성한다.
② 이에 따라 주식 시장도 냉각되거나 과열되기를 반복하는데, 냉각됐을 때 주식을 사서 과열됐을 때 팔아야 한다.

 

 

자, 이제 구체적인 설명을 시작해 보겠습니다.


코스톨라니의 달걀 모형

 

 

위 사진은 제가 직접 촬영한 코스톨라니의 달걀 모형입니다. 가운데에 달걀 모양의 타원이 주식 시장의 과열도를 나타내는 그래프입니다. X 화살표와 Y 화살표의 방향을 따라가 보면 이 달걀 그래프가 시계 방향으로 회전함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주식 시장 과열도의 흐름이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하나의 사이클을 계속 반복함을 나타냅니다.

 

그 가운데 판다, 기다린다, 산다와 같은 문구는 '이상적인 매도 및 매수 타이밍'을 말합니다. 저 지점에 해당한다고 판단할 때 사거나 팔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죠.

 

A1~A3과 B1~B3으로 나뉜 섹터는 앞으로 설명드릴 주식 시장의 사이클별 구간을 말합니다. 달걀 그래프가 1회전 하면서 하나의 사이클을 지나는 과정을 총 6개 과정으로 나눈 것이죠. 이 사이클은 중앙은행의 금리 정책 등 다양한 경제 상황에 따라 진행됩니다.

 

먼저 A1 섹터부터 시작하겠습니다.


A1 : 조정 국면 (아무도 주식을 안 하는 시기)

 

이때는 모임을 나가도 주식 얘기가 전혀 나오지 않을 때입니다. 높은 기준금리 등으로 인해 경제가 냉랭하기 때문이죠. 기업들이 돈을 벌기 어려운 환경이고, 그에 따라 주가도 크게 변동하지 않습니다. 아무도 주식을 찾지 않기에 거래량도 낮습니다.

 

우리는 원형의 최저점, 즉 과장국면의 끝에 위치해 있었다. 이미 1년이 넘도록 시세는 바닥을 기고 있었다. 이 극심한 위기에 당시 <비즈니스 위크>의 표지에는 '주식의 죽음'이라는 헤드라인이 등장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이럴 때 주식을 매입하는 소수의 용감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을 '소신파 투자자'라고 합니다. 그들은 사람들이 주식에 관심이 없을 때 주식을 매입해서, 나중에 주식시장이 달아오를 때 매도하기 시작합니다. 이 시기에는 소신파 투자자는 주식을, (나중에 설명할) 부화뇌동파 투자자는 현금을 가지고 있습니다.

 

동시에 이 시기에 언젠가 필연적으로 경제를 부흥시키고자 하는 분위기가 고조됩니다. 이에 따라 금리가 인하하기 시작하면 통화량이 증가하며 경기가 반등을 시작합니다. 경제가 성장하며 기업 수익이 올라가고 일자리가 창출됩니다.

 

그러면 어떻게 될까요? 슬슬 눈치 빠른 사람들이 주식 시장에 기웃거리기 시작합니다.


A2 : 동행 국면 (발 빠른 투자자들이 주식 시장에 들어오는 시기)

 

그 눈치 빠른 투자자들은 조금씩 주식을 매입하며 주가를 밀어 올립니다. 이들을 코스톨라니는 '혼혈아'라고 부릅니다.

 

동행국면 시기인 두 번째 국면의 매수자를 나는 '혼혈아'라고 부른다. 그들은 반은 소신파 투자자이면서 반은 부화뇌동 투자자의 성향을 지녔기 때문이다. 이들은 전통적으로 투자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이미 투자를 해본 경험이 있으며, 시세 상승을 알아차릴 만큼의 판단력을 보유하고 있어 적시에 주식을 매수하고 올라탈 줄 아는 사람들이었다. 이러한 매수는 주가를 계속 상승시킨다.

 

 

요즘 말로 하면 주식 고수라고 볼 수 있겠네요. (소신파 투자자는 초고수 정도가 되겠습니다.) 하여튼 이들에 의해서 주식 시장에 긍정적인 분위기가 조금씩 고조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시기가 가장 이상적인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거래와 주가가 이 시기에 머무른다면, 주식 시장의 변동성은 사라지고, 주식도 마치 부동산처럼 안정적인 투자가 가능할 것이라 상상해 봅니다. 하지만 인간의 욕망은 절대 그렇게 놔두지 않죠. 다음 국면으로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A3 : 과장국면 (사람들이 이성을 잃는 시기)

 

이때에는 모임을 나가면 주식 이야기가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 그러면서 주식을 모르는 사람도 주식 시장에 기웃거리기 시작합니다. 이들을 코스톨라니는 '부화뇌동파 투자자'라고 부릅니다. 기업에 대한 분석이나 소신 없이 다른 사람들이 주식으로 돈을 버니 거기에 숟가락을 얹으려 하는 사람들입니다. 언론도 앞다퉈 주가에 대한 보도를 이어갑니다.

 

그렇게 분위기는 계속해서 시세를 자극하며 시간 단위로 주가가 상승합니다. 사람들은 뒤처지지 않으려고 계속해서 높은 가격에 매수를 시도하고, 그렇게 점점 이성을 잃어갑니다. 이 시기는 모든 국면 중 가장 오래갑니다.

 

부화뇌동파 투자자들이 이제 다시 주식시장에 입성하려고 기웃거렸다. 언론은 대규모 주식 상승장에 대해 연일 보도하고, 사교 모임에서 주식이 가장 핫한 이슈로 거론될 때마다 그들은 주식이 살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친구들이 주식투자로 수익을 냈다고 자랑하는 것을 보면서 부화뇌동파 투자자들은 어떻게든 그 일원이 되고 싶어 했다.

 

 

그러나 이 시기에 반대로 주식을 파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소신파 투자자입니다. 그들은 높아진 가격에 주식을 팔며 이득을 챙깁니다. 이때에는 소신파 투자자가 현금을 갖고, 부화뇌동파 투자자는 주식을 갖게 됩니다.

 

이때 중앙은행에서는 인플레이션의 낌새를 느낍니다. 그리고는 경기를 진정시키려 하죠.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하고, 통화정책의 연속성 때문에 금리는 계속해서 올라갑니다. 그러면서 주가는 하강운동을 시작합니다. 이제 주가의 추락이 시작됩니다.


B1 조정국면 ~ B3 과장국면 (폭락장)

 

주가 하락이 처음 시작되며 비관주의가 확산합니다. 확산된 비관주의는 다시 주가 하락을 자극합니다. 매도 주문이 폭주하지만 아무도 그 가격에 사려고 하지 않습니다. 이 악순환이 주가를 추락시킵니다.

 

한때 아주 열정적인 투자자였지만 런던 공황 때 전 재산을 날려버린 아이작 뉴턴 경은 이러한 분위기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천체 운동은 센티미터와 초 단위로 설명할 수 있지만 정신 나간 군중이 시세를 어떻게 끌고 갈지는 도무지 알 길이 없다."

 


켜지는 데 한참 걸리는 노트북도 끄는 건 단 1초면 되듯이, 주가 역시 올라가는 건 몇 년이 걸리지만 폭락하는 데에는 몇 개월이면 충분합니다. 코스톨라니가 언급한 1987년에는 B1 조정국면부터 B3 과장국면까지의 기간이 불과 2개월(8월~10월)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나를 놀라게 했던 사실은 제3 국면이 단 하루 만에 진행되었다는 사실이다. 지금까지 시세가 무려 22퍼센트 혹은 그 이상 폭락하는 경험이야 여러 번 겪었지만 이런 속도는 아니었다.

 

 

그러면 사람들의 생각은 이렇게 바뀝니다. "주식은 도박이다." 그리고 자식들에게도 이렇게 가르칩니다. "주식은 쳐다도 보지 말아라."

 

하지만 이 시기에 앞서 말했던 소신파 투자자들은 어떤 행동을 취할까요? 그들은 현금을 많이 갖고 있으므로 다음 투자를 준비합니다. 그리고 주식 시장을 떠난 부화뇌동파 투자자들과는 다르게, 주식 시장을 계속 지켜보며 타이밍을 노립니다.

 

증시가 폭락한 바로 다음 날이었음에도 내가 그렇게 낙관적일 수 있었던 것은 당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었던 앨런 그린스펀이 한 말 덕분이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경제 및 금융시장의 지원을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자금 유동성을 늘릴 계획입니다."

그 말로 나는 위기가 이미 해결된 것이라 판단했다. 1929년의 대공황 같은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린스펀의 발언은 소신파 투자자들에게 다시 증시에 진입하라는 신호가 되었다. 돈이라는 요소가 다시 긍정적으로 돌아선 만큼, 다음 호황은 이제 시간문제였다.

 

 

이렇게 다시 증시는 반등을 시도합니다. 그렇게 또 소신파 투자자들의 세상이 시작되며 이것이 반복됩니다. 이제 주식 시장이 흘러가는 거대한 사이클입니다.


현시점에 대한 판단

 

지금은 미국이 막 기준 금리 인하를 시작한 시기로서, 동행 국면의 초입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어떤 모임에서도 투자 이야기가 빠지지 않습니다. 저만 하더라도 얼마 전 친구가 눈앞에서 알트코인으로 3천만 원 수익을 내는 것을 보고 강한 FOMO에 빠졌었습니다.

 

지금 투자에 임하는 사람들은 토스콜라니의 비유에 따르면 혼혈아입니다. 하지만 지금 들어가기만 한다고 해서 다 혼혈아일까요? 저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시장과 투자 대상에 대한 정확한 판단 하에 투자했을 때 비로소 혼혈아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언제 매도해야 할지 모른 채 일단 매수하고 보는 부화뇌동파 투자자에 지나지 않습니다. 즉, 이 시기에는 어느 때보다도 스스로가 부화뇌동파 투자자인지, 혼혈아인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아마 쉽지 않을 것입니다. 만약 이게 쉽다면 코스톨라니의 책을 읽은 사람들은 모두 부자가 되었겠죠.

 

데일 카네기가 한 말이 있습니다.

어떤 바보도 비난하고, 꾸짖고, 불평할 수 있지만 이해하고 용서하는 것에는 인격과 자제력이 필요하다.

 

 

투자도 동일한 원리를 따른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바보도 주변 사람을 따라 주식을 사서 물릴 수 있지만 소신에 따라 투자를 하는 데에는 자제력이 필요하다.

 

 

소신에 따라 투자하려면 애써 감정을 억제하고 이성적, 분석적 태도를 유지해야 합니다. 감정을 억제하는 것은 번거로운 일이지만 그렇게 했을 때만 남들과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감정에 따라 행동하기 때문이죠.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