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돈 밝히는 엔지니어 Economeer입니다.
지금 ASML이라는 네덜란드의 반도체장비 회사 주가가 -16%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의 공포와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는데요, 주가가 떨어진 이유가 무엇인지 밑에서 바로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ASML, 뭐 하는 회사야?
설명에 앞서, ASML이라는 회사에 대해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ASML은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반도체 장비 회사입니다. 그 중에서도 DUV와 EUV라는 장비를 주로 공급하고 있는데요, 이들은 아주 작은 반도체 기판에 미세한 회로를 그릴 수 있도록 해주는 장비들입니다. 이러한 장비를 주로 우리나라와 중국에 독점적으로 수출하는 기업이 바로 ASML입니다.
위의 그림은 신한투자증권 리포트에서 가져온 ASML의 장비별, 국가별 매출 비중 자료입니다(2024년 2분기 실적발표 기준). 장비의 경우 ArFi(DUV)와 EUV가 매출 비중 도합 81%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매출 비중의 경우 중국이 49%로 주요 수출처이며 그 뒤로 한국이 28%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ASML 주가 폭락의 이유, 실적에서 찾아보자
그렇다면 ASML의 주가는 왜 하루아침에 -16%나 떨어졌을까요? 바로 실적발표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ASML 3분기 실적발표 요약>
• 총 순매출 : 75억 유로(전망치 : 72억 유로)
• 매출 총이익률 : 50.8%(전망치 : 50.7%)
• 4분기 매출 전망 : 88억 유로에서 92억 유로 사이(전망치 : 89억 5천만)
• 4분기 총 마진 전망 : 49%에서 50% 사이(전망치 : 50.5%)
• 순 예약액 : 26억 유로(전망치 : 56억 유로)
• 2025년 총 순매출 예상액 : 300억 유로에서 350억 유로 사이(이전 가이던스 하회)
보시다시피 매출과 이익에는 문제가 없었습니다. 다만 순 예약액과 2025년 순매출 예상액이 각각 시장 전망치와 가이던스를 하회한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이게 투자자들을 크게 실망시켰습니다.
그렇다면, 왜?
그럼 어쩌다가 순 예약액과 전망치가 예상을 뒤엎고 하락하게 된 걸까요? 실적 발표에서 CEO가 한 말들을 통해 추측해볼 수 있습니다. ASML의 CEO 크리스토프 푸케는 실적발표에서 순 예약액과 관련해서는
"순 예약은 26억 유로를 기록했는데, 이는 나중에 이야기할 시장 역학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AI는 계속해서 상당한 상승 여지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일부 시장에서는 회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며 그 속도는 생각보다 더욱 점진적이다. 그로 인해 고객은 약간의 신중함을 느낀다"
"우리는 중국 사업과 전체 사업에서의 중국 사업의 비율이 보다 정규화된 비율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
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2025년 전망치와 관련해서는
"중국이 우리 사업에서 역사적으로 정상적인 비율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내년 중국이 전체 매출의 약 2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라고 언급했습니다.
즉, 저조한 순 예약액과 내년도 전망치가 미처 회복되지 못한 AI 시장과 중국 매출 비중 축소에 의한 것이라는 겁니다. 특히 위에서 말씀드렸다시피 2024년 2분기 49%였던 중국의 매출 비중이 내년에는 20%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매출도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라는 말이지요.
ASML 주가의 향후 전망은?
그럼 -16%나 폭락한 주가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결국 중국의 매출 비중이 회복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되겠습니다. 중국의 매출 비중이 하락한 이유는 미국의 중국 견제 때문입니다. 미국은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반도체 패권을 쥐려 하는 중국을 저지하고자 엔비디아, TSMC, 삼성전자 등 동맹국의 주요 반도체 기업에 중국 수출 통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ASML도 예외가 아니었고 2024년 9월에 네덜란드 정부에서 동참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https://www.news1.kr/world/europe/5534663
그러나 과연 미국의 중국 견제가 짧은 시일 안에 끝이 날까요? 아마 그럴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 사실상 끝이 없는 싸움이라고 봐야겠지요. 미국의 동맹국인 네덜란드가 미국의 중국 규제 동참 요구에 호응하지 않을 수 없어 보입니다.
그렇다면 ASML은 다른 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합니다. 하지만 주요 고객 TSMC, SK하이닉스, 인텔, 삼성전자의 매출 비중을 모두 합쳐도 42%에 그치고 그마저도 반도체 '장비'의 특성상 수요가 한정적(한 번 설치한 장비는 계속해서 반도체 생산에 이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으로의 판로가 막힌 ASML의 미래는 불투명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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