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머니 엔지니어입니다.
11월 5일 미국 대선 결과로 트럼프가 당선되었습니다. 트럼프는 공화당 소속 인사로서 현 대통령인 바이든이 속한 민주당의 정책과 그 흐름이 상당히 다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에 따라 주식 시장도 일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오늘은 트럼프의 거시적인 정책 방향을 알아보고, 주식 시장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공부해 봤습니다.
공부해 본 결과로 트럼프의 성향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기업가 성향(corporate America) + 자국 우선주의
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즉 국가를 하나의 기업처럼 경영하려는 성향이 있으며, 바이든 정부와 달리 다른 국가를 보호하고 진흥하기보다는 자국의 성장을 우선하려는 기조가 깔려 있습니다. 그렇게 생각한 이유를 아래에서 한 섹터씩 정리해 보며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에너지
트럼프의 에너지 정책에 대한 방향은 '전통적 화석 연료 부활'이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트럼프는 비싼 것, 비효율적인 것을 싫어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트럼프는 1기 행정부 때 파리 기후협약을 탈퇴한 바 있습니다. 파리 기후협약에 가입한 국가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조치를 이행해야 하는데요. 이를 위해 친환경 발전기술을 개발하게 됩니다. 트럼프는 이것이 비싸고 비효율적이라며 비판한 것입니다. 이후 바이든 정부에서 이 협약에 다시 가입한 상태이며, 트럼프는 이마저도 재 탈퇴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석유화학, 원자력, 천연가스 분야의 기업들이 수혜를 볼 것으로 보입니다. 엑손모빌과 쉐브론 같은 대형 에너지기업들의 이익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면에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업에는 악재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재정
트럼프의 재정 정책에 대한 방향은 '감세'와 '관세'로 대표됩니다. 1기 행정부 때 법인세와 소득세 감세 정책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당시 법인세는 35%에서 21%로, 소득세는 구간별로 2~3% 인하한 바 있습니다.
또한 미국으로 수출되는 물품에 대해서는 10~20%의 보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거기에 더해 중국에 대해서는 60%의 추가 관세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관세 정책은 감세로 인한 부족한 세수를 보완하기 위한 방편의 일환으로도 보입니다.
트럼프의 재정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것이라는 우려가 많습니다. 감세는 사람들의 소득을 올려주는 효과를 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사람들의 소비력이 증가하므로 물가를 밀어 올릴 것이라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관세 부과의 경우에도 미국 내 물가가 올릴 것이라는 우려가 있습니다. 다른 기업이 미국에 물건을 팔 때마다 높은 세금을 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세금이 상품 가격에 반영될 것이라는 전망이죠.
제조업
전기차
트럼프의 전기차에 대한 정책은 친환경 에너지를 바라보는 시선과 마찬가지로 비판적입니다. 전기차 역시 크게 보면 친환경 에너지 산업의 일부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IRA 폐지 공언'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IRA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말합니다. 다만 이름만 인플레이션 감축법이지, 실제로는 전기차 보조금으로 더 유명한 법입니다. 이는 미국에서 생산하고 비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구매 시 보조금을 준다는 것이 그 골자입니다. 트럼프는 이 법을 '녹색 사기'라 비판했습니다. 친환경 기술이 득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으니, 그러한 산업 양산에 돈을 준다는 게 탐탁지 않은 것이죠. 다만 모든 민주주의 국가가 마찬가지듯 법을 폐지하는 건 대통령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아니긴 합니다. 또한 전기차 보조금에 대한 내용만 보고 IRA 폐지를 논하는 것은 큰 부작용이 잇따를 수 있습니다.
만약 IRA가 폐지되면 전기차, 2차 전지(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 관련 기업들에 악재가 예상됩니다. 특히 IRA만 보고 거액을 들여 미국 내 공장을 설립한 기업이 큰 손해를 볼 수도 있습니다. 전기차 업계 대장주는 테슬라인데, 테슬라 CEO인 머스크는 트럼프의 베스트 파트너이기 때문에라도 IRA를 쉽게 폐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많습니다. 심지어 IRA에는 중국산 배터리를 배척하는 등 反중국적 요소도 포함되어 있기도 합니다.
반도체
반도체에 대해서는 '자국 우선주의'가 적용됩니다. 'CHIPS 법 폐지'로 요약되는데요, CHIPS 법이란 IRA와 유사하게 미국 내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경우 보조금과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는 법입니다. 이러면 삼성전자, TSMC와 같은 해외 반도체 기업에 돈을 지원해 주게 되므로 자국 우선주의인 트럼프 입장에서는 보기 좋지 않은 것입니다. CHIPS 법 폐지 시 미국 내 반도체 기업이 철수하게 된다는 부작용이 우려되는데요. 트럼프는 이에 대해 관세 부과 정책으로 보완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즉, 미국 바깥의 기업은 미국 수출 시 높은 관세를 내야 하므로 관세 정책이 미국 내에 기업을 유치하는 효과가 있다는 뜻입니다.
만약 CHIPS 법이 폐지되면 비 미국 반도체 기업에 악재가 예상됩니다. 우리나라의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 그리고 대만의 TSMC와 같은 기업들이 해당되겠습니다. 반면 엔비디아, 인텔과 같은 정통 미국 반도체 기업에는 큰 영향이 없겠습니다.
외교, 안보
트럼프의 외교 및 안보정책은 '자주국방'으로 정의됩니다. 즉 '스스로 국방 하자. 아니면 돈을 더 내거나.'라는 기조가 깔려 있습니다. 예를 들면, 미국은 세계 1위 강국으로서 세계 평화를 지키기 위해 힘이 약한 국가를 보호해 주는 명목으로 '방위비'를 받아왔습니다. 그런데 트럼프는 미국에 내는 이 방위비를 더 많이 받아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그리고 NATO(북대서양 조약 기구)에 내는 지원금마저도 줄이려고 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자국 국방비 지출은 강화할 것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또한 트럼프는 당선 시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 스라엘 전쟁을 종식시키겠다고 공언한 바 있습니다.
미국이 각국 방위비를 올려 받게 되면 우리나라를 포함한 개별 국가의 방위비가 상승할 수 있습니다. 또한 미국이 국방비 지출을 강화하면 방산기업에 호재가 예상됩니다. 특히 우리나라 방산기업과 중공업(군함)이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으로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이 추진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건설 기업에도 호재가 예상됩니다.
조선
트럼프 당선으로 우리나라 조선업은 상당한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됩니다. 위에서 트럼프는 친환경 에너지 개발을 철폐하고 전통적 화석 연료로의 회귀를 공언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미국은 본래 최대 LNG 수출국이었는데요, LNG를 수출하기 위해 운반선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미국은 인건비가 비싸서 조선업이 발달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조선은 '외주'를 주려고 합니다. 대표적인 조선 강국은 우리나라와 중국이 거론됩니다. 그러나 미국이 원하는 LNG선, 군함과 같은 이른바 '고부가가치' 선박은 우리나라가 중국보다 우세합니다. 트럼프가 당선 이후 우리나라 조선업계에 러브콜을 보낸 것도 이 이유입니다.
금융
금융 정책
트럼프의 금융 정책은 상당히 규제상 완화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트럼프가 기업가 출신이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트럼프는 1기 행정부 때 '볼커 룰' 규제를 완화한 적이 있습니다. 볼커 룰이란 은행이 고수익을 목적으로 파생상품 매매나 사모펀드 소유 등 위험한 투자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제책입니다. 이러한 규제를 완화했다는 것 자체가 금융 정책에 개방적이라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JP모건, BOA와 같은 금융주가 강세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암호화폐
트럼프는 본래 암호화폐에 부정적인 인사였습니다. '돈이 아니며, 그 가치는 허구에 기반한 것'이라는 발언이 대표적입니다. 그러나 트럼프의 그러한 인식은 최근에 조금씩 바뀌고 있습니다. 실제로 올해 3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에 대해 '추가적인 형태의 통화'라고 정의하며 '비트코인 결제를 허용하겠다'라고 밝히며 그 인식 변화를 드러냈습니다. 트럼프 당선 직후 현재까지 비트코인 가격은 연일 신고가를 달성하고 있습니다. 다만 갑작스러운 인식 변화가 표심을 잡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는 시선도 일부 있습니다.
지금까지 2024 미국 대선 트럼프 당선에 따른 대표적인 6개 섹터의 향후 전망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제가 보기에 눈에 띄는 수혜 업종은 금융과 조선, 방산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대선 결과 한 가지만 가지고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대선은 어떻게 보면 거시경제의 일환일 뿐이니까요. 따라서 저는 결정 전에 제가 꼽은 세 가지 섹터를 좀 더 공부해 볼 예정입니다. 그중 가장 유망해 보이는 섹터를 선별하고, 차근차근히 1등 기업의 펀더멘털을 분석해보려 합니다. 그 과정에서 괜찮은 인사이트가 나오면 공유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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